[커리어토크] 사람책 소개_조원영
[커리어토크] 사람책 소개_조원영
날짜
2011년 02월 02일
장소
하자




사람책이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

조원영
1인 시민활동가(Co-dreamer).
조직이나 단체를 벗어나 돈 대신 사람을 벌며, 만나는 사람에 맞춰 하고 싶은 활동을 함께 만들어가는 활동가입니다. 그동안 남북이 영어로 친구가 되는 영어 캠프, 팔레스타인 올리브 추수여행, 동네 놀이 프로젝트, 새터민 청소년들의 만화 전시와 오케스트라 공연, 20대 뮤지션들과 함께 한 동네 음악회 등 소소하고 재미있고 기발한 프로젝트를 하면서 사람들 사이의 소통을 연결하는 일을 진행해왔어요.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나라와 문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활동하고 있는 중입니다.

왜 이런 걸 공부해야 하는지, 정말 답답하죠?
10대에는 성적 나쁘다고 나쁜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닌데, 혼나야 하는 현실이 참 힘들었던 것 같아요.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서 공부할 수 없었던 것도 참 짜증났고요. 고등학교 2학년 때 내 성향과 맞지도 않는 이과를 선택해서 세계사를 배울 수 없었는데, 세계사 책을 몰래 보다가 혼났던 기억도 있어요. 학교에서는 왜 이 교과목을 배워야 하는지, 이 과목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가르쳐주지 않아서, 그게 참 기분 나빴죠. 특히 저는 숫자 울렁증이 있는데, 왜 갑자기 도형 같은 걸 계산해서 답을 내야 하는지, 납득할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잘 빠지지 않는 살들도 힘들었고…… 이건 지금도 나를 힘들게 하는 만성고민이네요.

‘분쟁의 문제’가 아닌 ‘친구의 문제’
저의 관심사는 남북관계입니다. 국정원에 근무하시는 아버지의 은근한 ‘반공교육’말고 뭔가 다른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서 대학생이 되자마자 학생회 선배들을 찾아갔었어요. 그런데 아버지가 국정원에 근무한다는 이유로 제게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시비 거는 모습에 당황하게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북한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고, 그 후에 제 삶의 키워드를 ‘장벽 없는 한반도’로 정하면서 새로운 방식의 평화운동을 만들어가고 있어요.
평화단체에서 활동가로 지내던 어느 날 저녁, 팔레스타인의 안타까운 소식을 친구 활동가와 나누게 되었습니다. 갑자기 ‘지금 누군가는 지구 반대편에서 삶과 죽음 사이를 오고가고 있는데, 나는 아무 감정 없이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니’ 하는 생각이 들어 제 자신이 부끄러웠어요. 더욱 가슴 아픈 건 국내 언론매체에는 이런 소식이 한 두 줄 정도로만 전했기 때문에, 활동가가 아닌 사람들에겐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는 점이었습니다. 내가 만약 팔레스타인에 친구가 있었다면, 걱정의 크기가 달라졌을 텐데. 그럼 그에 대한 행동도 달랐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엇보다 우리 서로 친구가 되는 것이 필요하단 생각이 들었죠. 그렇다면 단순히 ‘분쟁의 문제’가 아닌 ‘내 친구의 문제’가 될 수 있으니까요. 사람들이 평화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푸념할 게 아니라, 여러 가지 방식으로 시민들의 관심을 끌어낼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평화단체를 나와, 스스로 ‘1인 시민활동가’로 이름 짓고 즐겁게 사람들을 만나면서 활동을 만들어가고 있답니다.

돈 대신 사람을 법니다, 그래서 행복합니다
가끔 주변 사람들이 “너는 왜 재테크를 하지 않느냐, 그렇게 준비 없이 미래를 어떻게 설계하느냐”고 저에게 볼멘소리를 합니다. 저는 하고 싶은 일이 너무도 많고, 하루에도 몇 개씩 더 늘어나고 있어, 눈 감는 그날까지 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는데, 이런 제게 사람들은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말하죠. 직업적인 의미에서 보면 나는 돈 대신 사람을 벌고, 꿈에 투자하고, 희망을 저금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재물을 모으는 기술인 ‘재테크’ 대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기술 ‘캔테크’(Can-tech)로 삶을 행복하게 만들려고 합니다.
사실 지금 저는 돈을 쓰면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누구보다 당당하게, 재미없고 의미 없으면 일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내세울 수 있는 것 같아요. 가끔 이것 때문에 머리를 쥐어짜며 고민하기도 하지만, 돈 대신 벌게 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함께 힘을 모으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돈이 크게 들어갈 일도 별로 없고, 중압감 없이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제 자리에서 재밌게 일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사람들이 가진 불만을 듣고, 그걸 해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며 계획을 세워왔어요. 누군가와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면서 저 스스로도 인간적인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아요. 그것을 어둡고 고리타분한 방식이 아닌, 웃음과 즐거움으로 함께 나눌 수 있어 참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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