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토크] 사람책 소개_ 오성화
[커리어토크] 사람책 소개_ 오성화
날짜
2011년 02월 02일
장소
하자




사람책이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

오성화
사회적 기업 ‘서울프린지네트워크’ 대표.
처음 스무 해는 광주에서, 다음 스무 해는 서울에서 보냈습니다. 대학교에서 풍물패 활동을 하며 다른 학교와 연합행사나 민중가요축제를 기획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더 큰 판을 만들어보고 싶었고, 사회에 나와서도 같은 일을 할 수 있는 길을 찾다 축제 기획자가 되었어요. 지금 일하고 있는 서울프린지네트워크는 기존의 규범을 넘어선 독립예술의 창작을 지원하고, 장르가 분명한 예술 영역의 경계에서 자신만의 예술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받아들이고 응원하는 단체입니다. 매년 열리는 서울프린지 페스티벌에서는 약 250팀이 극장․거리 등 다양한 공간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어요. 저는 생각과 실천이 일치되는 삶을 살고 싶어 홍대 앞과 성미산 마을을 생활 본거지로 삼고 있어요. 최근에 가장 꽂혀 있는 단어는 거리예술과 협동조합입니다.


응어리진 나를 마주본다는 것
10대 시절엔 시험을 보고 많이 틀려서 울고, 내가 좋아하는 친구가 나한테 눈길을 덜 줘서 울고, 내가 더 잘할 것 같은데 다른 사람이 지지를 받아 속상해 했었죠. 돌이켜보면 울고 있는 내 모습보다 그때 제 마음에 응어리진 내용을 생각하니 낯 뜨겁기도 하네요. 주목받고 싶은 기질의 나와 있는 그대로의 나 사이에서 차이를 인정하는 것, 나에게만 특별한 친구를 갖고 싶다는 욕구는 당시 저를 힘들게 했던 이유였던 것 같아요.

괜찮아요, 그렇게 살아도 돼요
2003년만큼 내 삶의 방향키를 바꾼 해가 또 없을 것 같아요. 프린지네트워크와 사랑하는 연과 연서를 만났으니까요. 이 두 가지 요소는 나를 끊임없이 질문하게 만듭니다. 내가 소속된 프린지네트워크는 ‘괜찮아, 어차피 잘 안 될 거야’ ‘괜찮아, 그렇게 사는 게 뭐 어때서’ 사이를 넘나들 때, 저를 당당하게끔 만들어주는 곳이기도 해요. 내 자신을 소진하지 않으면서도 세상에 필요한 일, 하고 싶은 일, 즐겁고 유쾌한 일, 반성하게 하는 일, 외롭지 않게 하는 일. 지금 내가 잘하고 있는지, 내가 속한 조직은 괜찮은지 물어보면서 축제를 만들고 매번 도전해왔어요. 이후 대안교육이나 마을공동체에도 관심이 생겼지요. 저는 성미산 마을에 살고 있는데, 극장에 올릴 공연을 같이 기획하고, 생활협동조합에서 물건을 사면서 공동체 생활에 참여하고 있어요. 자연스럽게 삶과 예술이 밀착된 삶에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누군가가 옆에 있다는 건, 참으로 멋진 일입니다
프린지네트워크에서 일하면서 세상에는 정말 멋지고 잘난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세상이 좀 더 쪼개지는 것이 얼마나 매력적인 일인지도 알게 되었어요. 사람 간의 연대가 유쾌하면서도 힘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은 제가 30대에 체득한 소득입니다. 일을 하든, 아이를 키우든, 미래를 고민하든, 현실의 어려움을 논하든, 혼자 해결하지 않고 함께 공감하는 누군가가 옆에 있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인 것 같아요. 서로 도움을 청하는 게 어렵지 않고 남에게 폐를 끼치는 게 아니라는 안도감, 공동체의 다른 말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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