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토크] 사람책 소개_박성미
[커리어토크] 사람책 소개_박성미
날짜
2011년 02월 02일
장소
하자




사람책이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

박성미
독립영화감독.
연세대학교에 입학해 주거환경학과와 철학을 공부했습니다. 우연히 영화 수업을 듣게 되면서 단편영화를 찍게 됐어요. 2004년에 프랑스로 유학을 갔고, 영화학교에서 정식으로 영화연출을 공부했습니다. 2008년에 한국으로 돌아와 크고 작은 영화의 스태프 일을 계속하며 현장을 다녔고, 단편영화 <플라잉피그>를 연출하기도 했죠. 그러다 2011년, 스태프 일을 하다 배우 김여진 씨를 만났고, 트위터를 시작하면서 홍익대 청소노동자를 돕는 일로 우연히 사회참여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한진중공업 사태와 희망버스 현장, 제주 해군기지 문제로 불거진 강정마을 등을 돌아다니며 활발히 트위터를 했어요. 사회 참여란 게 흔히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하잖아요. 저는 그런 인식을 바꿔보고 싶었습니다. 재미있고 발랄한 방법으로 사회문제를 드러내는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죠. 2011년, 11월 김진숙 씨와 희망버스 이야기를 레고 인형을 이용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발표했고, 큰 호응을 얻었어요.


내가 못났다는 생각 때문에 힘들었어요
10대 시절엔 잘난 친구들에 대한 열등감이 저를 힘들게 했습니다. 그래서 항상 공부를 잘해서 본때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많았던 것 같아요. 승부욕은 강했는데, 암기과목이나 내신 성적은 항상 좋지 않았죠. 그래서인지 ‘너는 참 특이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성공에 대한 가치관이 어느 날 바뀌었습니다
원래 저는 욕심이 굉장히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성공에 대한 욕망도 컸고, 유명한 작가나 영화감독이 되겠다는 꿈을 어렸을 때부터 갖고 있었죠. 단편영화를 만들고 영화제에도 지원했는데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2010년 트위터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트위터와 김여진 씨, 김진숙 씨와의 만남 그리고 희망버스와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 과정에서 인생의 방향이 바뀌었습니다. 그전까지 저는 부모님의 안정적인 지원 속에서 안락한 삶을 살았고, 대학이나 유학 등 원하는 공부도 맘껏 할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크레인에 올라가 농성하고 있는 김진숙 씨의 이야기를 알게 된 거예요. 나와는 무척 다르고 슬픈 그 사람의 삶에 매료되었습니다. 트위터로 그분에게 말을 걸었고, 친구가 되면서 김진숙 씨의 농성을 도우며 희망버스를 탔어요. 경찰과 싸우고 소환장도 받고 조사도 받게 되었지요. 그러면서 트위터로 일어난 모든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 이루어낸 기적 같은 일들을 경험했습니다.
김진숙 씨는 힘도 없고 아무것도 갖지 않은 사람이었고, 함께한 사람들도 평범한 일반인들이었는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거대한 재벌이란 권력에 타격을 입혔어요. 정치권도 움직였고 사회도 바뀌었습니다. 여기서 나의 ‘성공에 대한 가치관’ 이 크게 흔들렸지요. 내가 성공하고 싶었던 건, 정말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작업을 하고 세상을 바꾸고 싶었기 때문인데, 세상을 바꾸는 건 힘 있는 한 사람이 바꾸는 게 아니라 힘도 없고 유명하지도 않은 지금의 나 같은 여러 사람들이 바꾸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대신 사람을 사랑하는 게 얼마나 큰일을 이룰 수 있는가도 깨닫게 되었지요.

함께 하면 세상이 바뀝니다!
혼자서 저만의 성공을 위해 열심히 달렸을 때는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어요. 그런데 잠시 제가 하던 작업을 접고, 진심으로 한 사람을 살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 일에 뛰어들었을 때, 비로소 진짜로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 수 있었어요. 사람들의 후원으로 영화를 만들 수 있게 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작품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며 뜨거운 호응을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예기치 못하게 영화 쪽에 널리 알려진 분들도 여럿 만나게 되었어요. 인터뷰나 취재 요청도 많이 받았고, 잡지나 신문사에 기고도 하게 되었죠. 전부 예전에 제가 상상하고 꿈꾸었던 일들이었어요. ‘아, 여러 사람들과 함께 간다는 건 이런 거구나, 모두의 가치를 위해서 일하는 건 내가 원했던 일들을 저절로 하게끔 하는 구나’ 하는 걸 깨달았지요.
그리고 사람들이 베푸는 따뜻한 사랑으로부터, 정말로 사회로부터 버려지고 소외되었던 사람들이 희망을 되찾는 걸 보면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힘 있다는 사람들이 흔들리는 걸 보면서 ‘세상이 바뀔 수 있구나’ 하는 확신을 얻은 게 가장 큰 보람이었어요. ‘현실은 힘들어, 안 돼, 안 바뀌어요, 어차피 잘난 사람들만 잘 살잖아?’ 했던 모든 관념과 생각이 보란 듯이 깨졌습니다. 그전의 가치로는 이해할 수 없는 기적이 일어났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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