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토크] 사람책 소개_ 김진만
[커리어토크] 사람책 소개_ 김진만
날짜
2011년 02월 02일
장소
하자




사람책이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

김진만
사회적 기업 ‘노리단’ 미디어사업단 단장.
대학에서 건축을 배운 후, 드라마 <가을 연가>에 나오는 배용준처럼 멋진 건축가를 꿈꿨습니다. 건축설계사무소, 부동산회사, 연구소, 조경설계사무소 등 5년 정도 건축 관련 일을 하게 되었지요. 그러나 막상 일을 하다 보니 며칠을 꼬박 세우며 그린 그림을 들고 만원버스를 타고 고객을 만나는 일상이 반복되었어요. 내 것이 다른 것보다 좋다는 설득을 하는 일, 무한경쟁을 반복하는 일이 싫었습니다. 그래서 건축 일을 그만두었는데, 그때쯤 우연히 ‘하자센터’를 알게 되었습니다. 저 같은 사람들이 삶을 고민하던 곳이었죠. 버려진 재활용 물건을 악기로 만들고 퍼포먼스를 하면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사회적 기업인 노리단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가장 관심 있는 것은 사람입니다. 어떤 일을 해결할 때, 사람들과 함께 도와주면서, 서로 모르는 것을 물어보고 도움을 요청하면서 즐거움을 느끼고 있어요.


“내일까지 그림 그려와!”
10대 시절엔 막연한 불안함과 공포 그리고 어찌할 줄 몰랐던 연애, 짜증나는 공부 등도 힘들었지만, 죽을 만큼 힘들었던 건 아니었어요. 싫으면 하지 않고, 불안하면 도망가고, 포기할 수 있는 자유가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기도 하네요. 저는 비교적 평범하게 지냈지만, 아직도 기억에 남는 일이 있긴 합니다. 어느 날, 나를 전혀 모를 거라고 생각한 우리 반 싸움 짱에게 포스터 숙제를 대신 해달라는 말을 들었어요. “내일까지 그림 그려와!” 저는 경황이 없어, 한 시간 만에 허겁지겁 그림을 그렸어요. 사실 한 시간 만에 그린 그림이 어찌나 잘 그렸던지 스스로도 의아할 정도였지요. 차마 아까워서 그 그림을 그 친구한테 넘겨 줄 수는 없었고, 복수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 열심히 그린 티가 나지만 매우 이상한 그림으로 다시 그려 그것을 가방 안에 넣었습니다. 그렇지만 종일 그 애의 말에 겁먹고 그림을 그려야만 했던 제 자신이 초라하다고 느낀 건 어쩔 수 없었죠. 다음 날 그림을 가져 왔냐는 그 애의 말에 내가 준 것은 엉망진창 그린 포스터였고, 결국 잘 그린 그림은 내 것으로 제출해서 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사소한 일이었지만, 그때 친구의 협박과 공포에 조종당했던 제가 몹시 싫었어요.

늘 한 곳에 머물지 않고 떠나는 사람
대학에 처음 들어가서는 선배들을 졸졸 따라 다녔어요. 소위 운동권 선배들이었는데, 같이 다니는 게 너무 재미있었죠. 그러다 일어난 어떤 ‘사건’으로 내가 알지 못하는 누군가가 죽었고, 충격을 받아 그 날 바로 학교를 자퇴했습니다. 지금의 회사에 오게 된 결정적인 계기도 어떻게 보면 ‘필사적인 도망’에서 비롯되었던 것 같아요.
일에 대한 열정은 지속될 수 없었어요. 열정은 다만 ‘일’, ‘동료’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다른 일을 하면서도 ‘이건 도저히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면 바로 그 일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찾아 떠나는 것을 지속해왔어요. 여기서 중요한 점은 어디든 갈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지금보다 더 나은 곳으로 결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여행의 방식을 같이 이야기해볼까요
누구든 얼마든지 ‘아마추어’가 될 수 있어요. 내가 하고 있는 전문 분야에서 한걸음만 벗어나면 모두 바보가 되니까요. 아마추어란 말에는 사랑하는 사람이란 뜻이 담겨 있지요. 이런 저런 직업과 작업으로 목적지를 옮겨가면서 보다 더 ‘재미있는’ 일을 찾아가는 여행은 아마추어가 되는 일이 아닐까요. 그리고 통합적인 사람이 되고, 사랑하는 사람이 되는 나만의 방식인 것 같아요. 일을 일처럼 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여행처럼 하는 것! 여행을 할 때는 어디로 가는가보다 함께 가는 동료가 멋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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